아직 끼니를 해결하지 못한 승객이 급하게 식당 문을 연다. 목적지로 향하는 버스가 출발하기 30분 전이라는 손님의 눈동자가 메뉴판을 빠르게 훑고 지나간다. 간짜장을 시키려다 가장 빨리 나오는 짜장면을 주문한다. 늦은 점심이지만 든든하게 배를 채운 손님은 버스 시간에 맞춰 식당을 나선다. 그의 여행은 짜장..
TV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 잘 나가는 식당 하나가 골목을 살리는 것을 보게 될 때가 있다. 어둑어둑하고 침체돼 있던 골목이 사람들로 붐비고, 한 집이 잘되면서 옆집도 같이 잘되는 모습을 보면 흐뭇했다. 함양의 여러 골목 중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되고 밝아지고 변화되길 기대했던 곳을 찾으라면 ..
홀로사시는 어르신들의 삶엔 순간순간 아쉬움이 들이닥칠 때가 많다. 전깃불이 나가거나 출입문이 삐거덕거리거나 씽크대에 물이 새거나. 그때마다 사람을 부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직접 고칠 수도 없다.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그저 살아가야 한다. 지리산동네목수 박영민(47) 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에..
함양군 서하면에 2년 만에 아이가 태어나는 경사스런 날이 있었다. 온 마을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태어난 아기가 올해로 벌써 두 살이 되었다. 서하면에 갓난아이의 울음소리를 퍼지게 했던 아이의 엄마가 박은미(42)씨다. 서울에 살던 박은미씨는 13살, 11살, 5살, 2살 아이를 둔 다둥이 엄마로 서하초등학교..
“누군가에게 조언하거나 선도할 때 사람들은 부처님 수준쯤 되지 않았으면 지적도 하지 말라고 한다. 너는 깨끗하냐는 소리다. 우리는 선생을 신이라 말하지 않는다. 먼저 낫다는 것이지 모든 게 낫다는 건 아니지 않나. 완벽한 사람만이 잘못을 지적하라고 강요한다면 누구도 말할 사람이 없다. 잘못을 하되 더 한 ..
‘우리나라 최초’라는 수식어를 단 기업이 함양에 있다. 산양삼을 이용한 가공제품을 세계로 수출한 우리나라 최초의 기업. 산림청·한국임업진흥원 주관 단기임산물수출발굴대회 금상, 농산물수출확대유공자 표창 등을 수상했으며 산양삼 개인1호공장, 함양산양삼특구1호 등으로 인정받는 기업 ‘농업회사법인 주식..
“우리는 지금 ‘취미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보다 ‘취미가 몇 개입니까?’라고 묻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하는 취미부자가 있다. 노래는 물론 사진, 악기, 국악까지 다재다능함을 숨길 수 없는 그는 전 행정전문가이자 예술인이다.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함양지회 제5대 회장 강성갑(64)씨를 두..
맛집은 숨어있는 곳을 찾아가는 맛도 있다. 좁은 골목길을 비집고 들어가거나 외딴곳에 있어도 기꺼이 찾아내는 그 맛. 그런 의미로 함양대웅한우촌식당은 외형적으로도 맛집의 조건을 갖췄다. 지리산함양시장 가는 길 함양새마을금고 근처, 마천식육점(정육점) 옆 좁은 골목길은 지나치기 쉬우니 눈을 크게 떠야 한..
개인적으로 그녀를 처음 본 날은 원데이클래스에서다. 수를 놓아 행주를 만들었다. 처음 수를 놓았으니 행주 천의 꽃은 온통 울퉁불퉁했다. 투박하여도 꽃을 수놓은 그것을 행주로 쓰긴 아까워 며칠을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흘러 백전면 그녀의 집에 차려진 ‘혜숙이네 자수제작소’를 방문했다. 어릴 때부..
문화의 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백범 김구 선생을 떠올린다.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 중 ‘나의 소원’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고 했다. 문화의 힘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지 알았기에 백범선..
“어르신 한 분 한 분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달라요. 어떤 분은 노래를 부르고 싶어 하고 누구는 산책을, 누구는 잠을 자는 걸 좋아하죠. 살아온 방식도 다르고 생각도 달라서 한 사람 한 사람 하시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이 다릅니다. 어르신들이 제각각이니 서비스도 제각각이어야 해요. 맞춤형 서비스가 제일 ..
경남 함양군 마천면 지리산가는길134. 지리산 천왕봉이 한 눈에 보이는 이곳에 한옥체험관이 있다. 정식명칭은 ‘별문성(莂汶珹) 명품한옥체험관’이다. 함양에 한옥체험관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별문성은 이곳이 고향인 이상윤(68)씨가 지은 한옥이다. “서울에서 좀 살다 왔는데 난 꼭 한옥집..
밤하늘 별빛이 아름답다는 함양읍 삼휴마을에 ‘지리산별빛담은마을’이 있다. 이곳에는 엄마의 꿈을 이뤄주고 싶은 딸이 살고 있다. 어쩌면 엄마의 꿈이 딸에게 희망이 되었나 보다. 박세원(27)씨에게는 아토피가 심한 동생이 있다. 엄마는 동생을 낫게 하려고 아토피에 좋다는 음식, 치료, 환경 등을 찾아다녔다. ..
풍수를 잘 모르는 사람도 좌청룡우백호라는 말은 알 것이다. 황석산의 정기가 그대로 마을을 관통하고 좌청룡우백호가 뻗어서 감싸주는 중심에 앉은 안의면 황대마을. 우씨와 백씨의 집성촌이던 이 마을은 예부터 지금까지 많은 인재를 배출해왔다. 안의면 황대마을은 역사와 전통, 문화가 집결돼 있다 해도 손색이..
“내 꿈이 뭐였는줄 알아? 다들 꿈 하나쯤은 있잖아. 영화배우가 되고 싶었지. 잠깐 충무로에서 활동도 했고. 지금 배우 하라고 연락 오면? 안가. 여기서 이장해야지. 내가 이장을 한 건 천직인 것 같아” 영화배우를 했다면 개성있는 연기파 배우가 됐을 법한 함양교산 휴먼시아아파트 염상안 이장. 이제 그의 꿈은..
여름별미 냉면이 떠오를 때 고민 말고 가면 되는 곳, 수동진성횟집이다. 횟집에 무슨 냉면? 있다. 손님들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곳, 줄 서서 먹는 냉면이다. 수동진성횟집에서 냉면을 먹기 위해선 몇 가지 선택사항이 있다. 점심을 일찍 먹을 것인가 천천히 먹을 것인가. 12시 땡하고 가면 손님이 몰린다. 일찍 가든,..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자라는 단호박, 사과 깎듯 껍질을 깎아 먹는 애플수박, 메론처럼 생겼지만 속은 노랗고 수박처럼 아삭한 식감을 가진 하미과, 탄수화물 대체식품으로 쌀밥대신 먹기도 한다는 콜리플라워라이스. 이름부터 생소한 이 작물들이 함양에서 재배된다. 자세히 말하자면 차오름팜 송인섭(50세) 대표..
“저는 돈을 쓰기 위해 법니다. 돈 벌어 모아두는 사람은 금고지기에 불과하죠” 오는 6월17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서부후원회장으로 취임하는 우종화(54세)씨는 돈 쓰는 재미에 산다고 했다. 아이들을 후원하고 주위 사람들과 더불어 재미있게 살기 위해 그는 돈을 번다. 우종화씨는 돼지를 키운다. 2006년 재..
맛집을 찾아 떠나는 여행만큼 새롭고 즐거운 것도 없다. 특히 ‘건강한 맛집’이라면 여행자들은 고민없이 이곳을 목적지로 점찍는다. 맛집 리스트에 빵맛집을 추가하는 빵덕후에게 추천할만한 이곳. 빵지순례에 나설 빵덕후에게 비건베이커리 ‘도하’를 소개한다. 자연아래 큰집이라는 베이커리 ‘도하’는 동물에..
지리산함양시장의 명소 변강쇠 호떡집이 새 주인으로 바뀌었다. 기름을 많이 두르고 튀기듯이 굽는 기존 호떡과 차별화를 둔 변강쇠호떡은 이미 함양군민들에게 이름이 알려져 있다. 변강쇠호떡은 동판의 열을 이용해 서서히 굽고 기름이 최대한 적게 들어간 웰빙 호떡이다. 특히 장날이면 멀리 사는 면 지역 단골들..